네트워크의 세계



인터넷은 거미줄처럼 생겼다. 상상만 했던 인터넷 공간을 실제 그림으로 그려보니 거미가 어디선가 툭 튀어나올 것만 같다. 신기하다.

배럿 라이언(Barrett Lyon)이라는 젊은이가 눈에 보이지 않는 인터넷 공간을 시각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기적으로 인터넷 지도를 그려내는 그는 사실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만 처음으로 냈을 뿐,실제로는 많은 동료들의 도움을 얻어 지도를 만들고 있다.

인터넷 지도를 작성하는 데에는 트레이스라우팅(tracerouting) 기술이 이용되고 있다. 트레이스라우팅 기술이란 네트워크로 뭉쳐진 PC들이 어떻게,얼마나 연결돼 있는지 그 형태를 알아내는 방법.이 기법을 이용하면 정확하지는 않지만 네트워크로 연결된 PC간 물리적 거리도 산정할 수 있다.

배럿은 “처음엔 그냥 심심풀이 삼아 해봤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프로젝트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인터넷 지도를 이용하면 어디에서 큰 일이 터지는지 금세 알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예를 들면 이라크 전쟁이 터지기 전날에는 그쪽 지역의 인터넷 지도가 극심한 혼돈의 양상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전쟁의 진행 상황을 마치 현실을 보는 것처럼 인터넷 지도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는 것.

그의 인터넷 지도는 또 각 대륙별 네트워크의 소통을 각각 다른 색깔로 구분하는가하면 .net이나 .com,.kr,.org 등의 1단계 도메인을 나누어 보여주기도 한다.

웅장하고 휘황찬란하지만 혼돈의 극치를 보여주는 인터넷 지도는 옵트 프로젝트(www.opte.org)를 방문하면 감상할 수 있다. 혼돈 속 질서를 감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인터넷은 우주의 한 모습과 닮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by Joe & Soohy 2006. 1. 10. 2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