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十匙一飯과 차별에 관한 iDEA
연세대학교 경영정보학과
0283025 박성조

  차이는 어디에나 있다. 쌍둥이라고해도 세상에 완벽하게 서로 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고를 관장하는 뇌는 개인의 경험이나 가치관에 따라서 같은 행위를 볼 때도 다른 결과를 도출시킨다. 차별은 이런 차이를 내 사고와 다르다는 이유에 의해 타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초·중·고 시절 교과서에는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라고 배운다. 1인칭 시점에서 생활하는 우리가 3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세상을 볼 수 있을까. 영화 ‘What women wants’의 멜 깁슨처럼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나와 다른 사람들은 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일부는 타인의 마음을 읽는다는 발상 자체를 꺼릴지도 모르겠다. 나는 리포트의 제목을 통해서 차이와 차별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리포트의 제목은 ‘십시일반과 차별에 관한 생각’ 이다. 한자와 한글, 그리고 영어가 섞인 제목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가. ‘十匙一飯’ 이라는 글자를 보자. 나는 한자를 잘 모른다. 정확히 말하면 ‘열 십(十)’자와 ‘한 일(一)’자 외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한자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십시일반’ 이라고 한글로 쓰기보다는 한자로 쓰는 것이 의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좋아할 것이다. 한자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괜히 유식한 문자를 쓴다고 말하며 비난할 수도 있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한자로 쓰던 한글로 쓰던 글자를 잘못 쓰지 않았다면 개인의 생각대로 기술할 수 있다. 저 글자를 쓸 때 나는 누군가 좋으라고 또는 비난하라고 쓰지 않았다. 그저 작은 차이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런 상황이 나타나는 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고 그 때문에 ‘너는 잘못되었다!’ 는 차별을 말할 뿐이다. 또 다른 예를 보자. ‘iDEA’ 라는 단어가 그것이다. 영어를 사용하였는가의 문제는 한자의 경우와 유사하므로 생략하자. 대부분은 ‘Idea’가 옳다고 말한다. 다수가 ‘Idea’ 를 사용한다고 해서 ‘iDEA’ 를 쓰지 말아야 할까. 앞서의 한자와는 다르게 영어에는 대소문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가 이를 이해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며, 소수의 의견을 이해해주지 않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공동체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지켜야 할 기본적인 룰은 존재한다. 이런 룰은 사회가 지속되어질 수 있는 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이 개개인의 사고나 관점까지 획일화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역지사지’라는 말처럼 입장을 바꿔서 타인을 생각하고, 차이를 인식하고, 상호존중과 이해가 수반되어야 차별을 해소할 수 있다. 우리는 동일하지 않으며 차이는 모든 이에게 존재한다.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 제도개혁이나 인프라 확충을 외칠지도 모르지만 근본적으로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내지 않으면 단기적일 수밖에 없다. 장애인에게 ‘도와드릴까요?’ 라고 하는 말이 상처를 준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타인에게 ‘도와줄까?’ 라고 묻지 않는다. 사실 약간의 차이가 있는 같은 사람인데, 왜 도움을 받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을 했던 것일까. 인격이 있다면 그것만으로 사람은 평등하다. 장애인의 의견이 없는 교과서, 다수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담은 그릇이 지금의 나와, 많은 사람들에게 고정관념을 만들고 대물림되어진다. 차이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by Joe & Soohy 2006. 9. 13. 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