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앞선 신기술 개발
반경 500m 내에서 휴대폰으로 찍은 동영상을 바로 고화질TV에 올릴 수 있게 된다.

주방에서 일하다 초인종이 울리면 손에 쥔 휴대단말기를 눌러 밖에 누가 와 있는지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휴대폰 PC TV 냉장고 에어컨이 서로 연결돼 하나의 가전으로 다른 가전을 제어할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무선기술을 국내 기술진이 개발했다.

산업자원부 산하 전자부품연구원(원장 김춘호)은 세계 처음으로 반경 500m 안에서 TV 냉장고 에어컨 휴대전화기 등을 무선으로 제어하는 기술인 '바이너리 CDMA 무선통신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전자부품연구원이 정보통신부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개발한 이 기술은 기존 무선통신 기술보다 서비스 반경이 10~50배 이상 넓고 동영상까지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게 특징이다.

가령 휴대폰을 무선이어폰으로 연결해 쓸 수 있게 해주는 블루투스 기술은 서비스 반경이 10m에 불과하며, 가정 내 가전을 무선으로 제어하는 기술인 지그비는 반경이 50m다.

둘 다 주로 음성과 데이터를 연결하는 데 쓰인다.

하지만 바이너리 기술을 적용하면 반경 500m내에서 모든 가전기기를 무선으로 통제할 수 있고, HD(고화질)TV급 동영상까지 주고받을 수 있다.

유선으로 묶여 있던 고정식 가전제품들이 선에서 자유로워지는 셈이다.

조진웅 전자부품연구원 통신네트워크 연구센터장은 "이 기술로 무선TV와 무선 비디오 도어폰을 만들 수 있으며 휴대폰 노트북PC PMP MP3 등을 무선으로 한데 묶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TV와 PC간 동영상 송수신도 쉬워진다.

현재 디지털카메라나 캠코더로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PC에 저장한 뒤 이를 TV 화면으로 보려면 선을 연결하거나 다른 장치에 저장해 옮겨야 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이용하면, 리모컨만 누르면 휴대폰이나 PC에 저장된 사진ㆍ동영상이 TV에 바로 나온다.

이 기술은 1개 네트워크에 최대 250개 디지털 기기들이 접속해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해준다.

무선랜, 블루투스, 지그비 등 기존 무선 통신시스템과 상호 간섭 없이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다.

전자부품연구원은 대우전자부품 온비넷테크 바벨시스템 등 8개 기업에 응용기술과 핵심칩을 이전했다.

대우전자부품은 이를 바탕으로 '이동중 열차간 무선 네트워크' '작업자용 멀티미디어 무선통신 단말기'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바이너리 CDMA 기술은 2005년 9월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산업용 무선 네트워크 분야 국제표준 작업안으로 채택됐다.

전자부품연구원 기술이 앞으로 표준화기구 논의를 거쳐 국제표준으로 확정되면 한국은 와이브로(휴대인터넷)에 이어 또 다른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바이너리 CDMA 제품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0년께 11조6000억원(11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용어> 블루투스(Bluetooth) : 가까운 거리에 있는 컴퓨터와 휴대폰, 가전제품 등을 무선으로 연결해 양방향 통신이 가능하게 해주는 규격이나 제품을 말한다.

지그비(ZigBee) : 가전을 단말기 하나로 무선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 집 밖에서 전등을 켜거나 끄고 인터넷을 이용해 집안을 원격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유진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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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 Soohy 2006. 9. 22. 1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