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지분 0.3%로 삼성그룹 '호령'...재벌 '지배왜곡' 여전
[아이뉴스24 2006-07-30 18:01]    
<아이뉴스24>

국내 최대의 그룹 삼성을 움직이는 이건희 회장의 지분은 0.29%에 불과하다. 배우자와 자녀 등 친족의 지분을 모두 더해도 1%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 총수일가는 전체 계열사의 지분 절반가량을 보유하고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순환출자를 이용해 계열사끼리 '물고 물리는' 지분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권오승)가 30일 발표한 '2006년 대기업 소유지배구조 정보공개'에 따르면 재벌들의 '지배 왜곡' 정도가 과거에 비해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1일을 기준으로 14개 출자총액제한기업집단의 총수일가는 평균 3.67%만의 지분으로 계열회사 지분 44.06%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총수가 있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41개의 경우도 총수일가는 5.04%의 적은 지분으로 계열회사 지분 43.80%를 이용해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상태.

이러한 소유지분구조로 그룹총수는 직접 소유한 현금지분(소유권)보다 훨씬 더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출자총액제한기업집단의 경우 의결지분율에서 소유지분율을 뺀 소유지배괴리도는 31.28%포인트를 기록했다. 총수가 직접 소유한 지분에 비해 얼마나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는지를 나타내는 의결권승수(의결지분율/소유지분율)는 7.47배에 달했다.

출자총액제한기업집단 가운데 삼성의 의결권승수는 6.91배였고 SK는 16.42배에 이르렀다. 한화와 두산도 10배가 넘는 의결권승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이동규 경쟁정책본부장은 "유럽의 경우 의결권승수는 1.05∼1.35배 수준"이라며 "대규모기업집단의 소유지배 간 괴리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작년과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순환출자 중에서도 'A→B→C→A'로 이어지는 환상형 출자구조를 보이고 있는 곳은 총수 있는 자산 6조원 이상 기업집단 18개 중 11개로 나타났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롯데 등이 이에 해당하며 주요 계열사들이 환상형 출자고리에 포함돼 있다.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과 같이 이어지는 환상형 출자에서 금융·보험사가 그룹 지배력 유지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관심을 모은다.

총수가 있는 41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금융·보험사를 가지고 있는 기업집단은 23개이며, 그 중 13개 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계열회사에 출자하고 있었다.

이들 13개 그룹 소속의 26개 금융·보험사는 76개 계열회사에 2조3천89억원을 출자하고 있으며, 대부분 주력 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자하고 있는 계열회사에 대한 금융·보험사의 평균지분은 12.40%.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의 지분 7.26%, 1.26%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나, 현대캐피탈이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제철의 지분을 3.95%, 2.24%, 6.35% 보유하고 있는 것이 주요 사례다.

결국 총수일가가 '한 줌'의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를 호령하는 소유지배구조의 왜곡이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고, 그 속에서 금융·보험사들이 '노른자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2004년 말부터 재벌의 자율적인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일반에 공개해왔다. 그러나 이번까지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현재 진행하고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의 대안 마련에서 더 강력한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출총제 이상의 재벌 제재수단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그룹별 소속회사 지분보유 현황(단위:백만원, %)

집단명
자본금
총수
친족합계
총수일가
계열사지분
삼성
11,629,375
0.29
0.56
0.85
48.52
현차
7,173,942
2.89
1.06
3.95
42.71
에스케이
5,235,519
0.71
0.34
1.05
60.32
엘지
7,471,885
1.21
3.97
5.18
32.19
롯데
3,361,490
0.28
2.65
2.93
53.16
지에스
1,742,294
3.41
19.44
22.85
35.49
한화
5,409,809
1.91
0.61
2.52
39.02
두산
2,198,795
0.22
3.02
3.24
44.13
금호
2,469,220
0.56
3.99
4.55
47.31
동부
991,607
5.88
4.90
10.78
42.08
현대
1,350,141
0.82
1.36
2.18
16.96
씨제이
1,207,864
5.66
1.34
7.00
50.31
대림
545,514
4.51
2.49
7.00
46.11
하이트맥주
1,653,543
1.39
0.21
1.60
40.78
출총집단합계
52,440,998
1.42
2.25
3.67
44.06
한진
1,059,489
3.91
3.50
7.41
29.44
현중
825,900
4.97
0.58
5.55
44.47
신세계
326,998
5.26
8.76
14.02
49.09
엘에스
785,956
0.09
9.53
9.62
38.63
동국제강
682,919
7.70
6.67
14.37
35.15
에스티엑스
664,471
2.73
0.60
3.33
49.84
동양
1,621,778
2.05
2.08
4.13
57.30
효성
255,598
7.00
16.57
23.57
24.76
현대백화점
465,508
4.01
5.79
9.80
50.18
코오롱
686,744
0.92
2.81
3.73
57.57
현산
774,328
8.16
0.89
9.05
16.17
케이씨씨
234,336
4.39
19.74
24.13
40.97
한진중공업
358,678
14.22
0.37
14.59
7.45
세아
423,130
3.70
7.91
11.61
64.55
영풍
222,452
2.42
4.02
6.44
49.98
태광산업
532,970
11.66
5.87
17.53
62.50
부영
135,700
12.38
12.78
25.16
4.05
대한전선
472,149
14.86
10.94
25.80
40.40
한솔
519,064
1.47
3.12
4.59
37.16
농심
122,147
5.60
22.21
27.81
46.55
대성
216,444
3.38
17.56
20.94
53.66
이랜드
481,273
2.54
0.51
3.05
63.28
동양화학
259,616
2.60
19.97
22.57
33.48
삼양
160,398
1.27
10.35
11.62
39.93
태영
300,935
0.00
8.60
8.60
37.31
한국타이어
105,785
11.25
15.22
26.47
22.38
중앙일보
224,579
3.82
25.35
29.17
29.18
상호출자집단합계
65,360,343
2.07
2.98
5.04
43.80
※2006년 4월1일, 보통주+우선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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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 Soohy 2006. 7. 30. 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