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둘로 나눴다… 바깥바다, 안바다
[조선일보 2006-04-22 06:56]    

초속 7m 급류뚫고 새만금 끝막이
서울 3분의 2 면적인 401㎢ 완성
2년후엔 세계 최장 방조제 제모습

[조선일보 김창곤기자]

“우르르르 철석”.

21일 낮 12시30분 전북 군산시 가력도 북쪽 새만금방조제 끝막이 현장. 바지선에서 돌을 3t 안팎씩 채운 망태 수십 개를 둑 바깥쪽에 쏟아 붓자 두 둑 사이 밀려드는 밀물의 거센 유속이 주춤해졌다. 곧바로 30t 캐터필러 트럭과 15t 덤프트럭들이 양쪽 둑 종단부에서 6~7t의 큰 돌들과 그보다 작은 돌들을 번갈아 쏟아 부었다.

5m, 3m 그리고 1m. 밀물에 누런 흙탕물이 휩쓸리는 가운데, 두 둑 전진은 계속됐다. 두 둑 아래가 이어져 바닷물을 가른 시간은 불과 20여 분. 꼬리를 물고 후진해 들어온 덤프트럭들은 곧바로 해면 위에 높이 5m, 폭 10여m로 돌과 흙을 채웠다.

오후 1시11분쯤 두 둑은 상부까지 봉합됐다. 양쪽에서 둑을 밀어붙여 왔던 한국농촌공사와 현대건설 직원들은 얼싸안고 환호성을 올렸다. 태극기와 깃발 수십 개가 나부꼈다. 강현욱 전북지사의 선창으로 ‘대한민국 만세’ ‘전라북도 만세’ ‘새만금 만세’의 만세 삼창이 이어졌다.

새만금 방조제 33㎞ 전 구간이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1991년 11월 착공 이후 꼭 14년5개월 만에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쌓은 것이다. 방조제는 군산과 부안을 육로로 연결하면서 서울의 3분의 2 면적인 401㎞의 연안을 외해(外海)와 격리시켰다.


끝막이는 지난달 17일 착수 이후 전투를 방불케 하며 진행돼 당초 예고(24일)보다 사흘 앞당겨 이뤄졌다. 가력도~신시도 사이(2호 방조제) 개방구간 두 곳 양쪽에서, 최고 초속 7m의 유속을 뚫고 크고 작은 돌과, 망태 돌들이 쉴 새 없이 바다에 투입됐다.

음력 보름과 그믐 전후, 그리고 20~21일 풍랑 때를 제외하고 육·해상에서 입체적으로 350여대의 중장비가 가동됐고 밤에도 불을 밝혔다. 크고 작은 바지선 19척이 하루 네 차례씩 오갔고, 덤프트럭도 하루 9000대꼴로 꼬리를 이었다.

한 달 전까지 바닷물이 드나들던 가력도 북쪽 1.6㎞과 신시도 남쪽 1.1㎞ 구간 두 곳 가운데 신시도 남쪽은 20일 오후 4시 먼저 봉합됐다. 농촌공사 새만금사업단 정한수(57) 단장은 “GPS(위성위치추적시스템)까지 동원해 수심 수십m의 바닥을 다지는 등 첨단기술과 장비를 모두 동원했고, 수리모형시험까지 거치며 끝막이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사현장엔 국토의 3분의 1을 간척으로 넓힌 네덜란드 물관리청 수리전문가단 6명이 참관해 눈길을 끌었다. 네덜란드는 한국에 ‘쥬다찌(Zuyder-zee) 방조제’로 알려진 길이 32㎞의 ‘압슬류트 제방(Afsluit-dijk)’으로 세계 최장의 방조제 기록을 지녀왔다.

방조제 끝막이엔 전북도민들이 새만금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를 기원하며 모은 돌 2073t(15t트럭 40대분)이 투입됐다.

그간 방조제 공사엔 연 인원 189만명과 각종 장비 83만대가 투입됐다. 방조제는 끝막이 후에도 폭 보강과 도로 높임, 포장을 계속해 2008년 최종 완공된다. 최종 완공될 방조제는 평균 바닥 폭 290m, 높이 36m로 33㎞ 전체 체적(體積)이 9410만㎥에 이른다. 4차선 경부고속도로를 9m 높이로 쌓을 물량이다.


간척지 2만8300㏊와 담수호 1만1800㏊를 조성하는 새만금 사업은 작년까지 어민 보상 및 공사비로 1조8984억원이 투자됐고, 올해 사업비는 2000억원이 확보됐다. 내부개발은 정부가 연내 토지이용계획을 확정한 뒤, 설계를 거쳐 2007년 이후 시행한다. 내부개발을 마칠 때까지 바닷물은 신시-가력 두 배수갑문을 통해 드나든다.

(새만금=김창곤기자 [ cgkim.chosun.com])

by Joe & Soohy 2006. 4. 23.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