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솔로홈런
최희섭 3점 홈런




이승엽 홈런


최희섭 홈런


나이스 수비!


혼자보기 너무 아까운 글을 보고 퍼옵니다.
출처는 스포츠서울 'MLB 게시판'이며,
원문을 쓰신분은 noul1 님입니다.
정말 글을 멋있게 쓰시는 대단하신 분이더군요.
글을 읽으면서 낮에 봤던 경기가 생생히 떠오르더라구요.
명문의 감동 여러분도 느끼시길 바랍니다.

원문출처는 http://www.sportsseoul.com/community/board/aa/read.asp?Bid=1005&Number=49287&Page=1&Find1=&Find2=&Hotissue= 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삭제하겠습니다.

서장

경기가 시작한 시간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밤 10시였습니다. 제가 있는 곳의 시간으로는 밤 8시.
그 시간까지 WBC 참가국중 undefeated team은 단 2팀. 하나는 푸에르토리코고, 또 하나는 바로 우리나라였습니다. 이 경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를 ESPN에서 규정하는 말은 무패의 팀중 하나, 그리고 완벽한 수비의 팀 그랬었습니다. 그 수비의 중심에는 유격수 박진만이 있고, 그에 대한 칭찬에 입이 마르더군요. 위치선정과 뛰어난 수비범위는 오마 비즈켈에 비견되는 수비라고 격찬할 정도.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 말은 경기후에 상당히 많이 달라집니다. 오늘 우리는 미국을 완벽하게 공격에서도 압도했으며 경기가 3회를 지날때 푸에르토리코는 패배가 확정되며, "유일한 무패의 팀" 이라는 수정된 칭호로 불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조차 놀라더군요. 한국이....유일한 무패의 팀으로 남을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거라고 한국의 선전의 이유를 여러각도에서 경기내내 분석했었습니다.

화려한 1회초와 1회말
경기가 시작하고 한국은 수비에 들어갑니다. 미국팀의 첫타자는 버논 웰스. 어제 2안타를 치는등 타격감이 상당히 좋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더군요. 그에 비해서 손민한은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을 파악하지 못해서 카운트를 잡는데 고생을 합니다. 결국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웰스를 내보내고 오늘 가장 한국을 괴롭혔던 지터를 맞이합니다. 이넘...대단한게 다른 선수들은 전부 파워히팅을 하면서 한방을 노릴때 성향이 파악안된 한국 투수를 끈질기게 괴롭히면서 단타를 뽑아내며 끝까지 한국투수들을 괴롭히더군요. 이번 대회 보면서 그동안 파워가 없다고 경시했던 지터에 대해서 완전히 새롭게 보게 되었습니다. 진짜 무서운 선수. 지터는 좌익수 안타로 1루에 진출하게 되고 한국은 무사에 주자 2명을 내보내며 이번경기 최초의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리피 등장. 현재까지 미국팀의 가장 강력한 선수로 5할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지요. 가히 회춘이라고 할수 있을정도. 하지만 첫타석은 약간 막혔는지 플라이 아웃으로 한국에 첫아웃을 선사합니다.
1사 1.3루. 그리고 에이로드 등장. 어제의 9회 끝나기 안타 때문인지 처음 등장하면서 가장 기대받던 선수가 바로 에이로드였습니다. 손민한은 이쯤에는 이전보다는 공이 손에 익은지 약간은 편하게 구석구석 찌르다가 1루쪽 파울 플라이이로 아웃을 잡아냅니다.

어제 1대3에서 동점 홈런을 뽑아낸 치퍼존스이 나옵니다. 교타자며 파워까지 갖춘..어찌보면 그리피보다 더 무서운 타자라고 할수 있지요. 근데 의외의 소식을 하나 들었습니다. 이 선수 위감기인가 때문 20파운드 빠졌다구 하데요. 그런 상황에서도 이렇게 잘하다니 놀랍기만 했습니다. 쉽게 승부를 못하고 피하다가 내보내고 맙니다. 2사에 만루가 되고 말지요.

이때쯤에는 ESPN쪽에서는 손민한에 대한 대략적인 파악이 된듯 평을 하더군요. 양쪽 플레이트를 다 이용하는 움직임이 많은 공을 가지고 있는 한국 최고의 투수. 오버파워링 피처가 아니기에 심판이 구석구석을 잘 잡아주지 않으면 고전하는 스타일의 투수라는 것이 었습니다. 근데 오늘 정말 심판이 잘 안잡아주더군요.

2사 만루에서 베리텍이 등장합니다.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베리텍이 이 상황에서 가장 어려운 타자중 하나일텐데 다행히 잘 잡았냅니다. 엄청 조심하는 피칭끝에 1회 2사 만루의 기회를 무실점으로 넘깁니다.

근데 바로 이 위기가 한국이 미국과 할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단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생각보다 위압감은 별로 없다고 느껴졌으며 한국투수가 흔들릴때도 괴롭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할만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실제로 미국의 타자들을 상펴보면 경우 파워는 좋지만 정교함은 엄청 떨어진 상태..
팀배팅도 몇명빼고는 잘 못합니다. 점수는 홈런에 의지한 것이 대부분. 더군다나 미국팀 뿐만 아니라 미디어들도 통산 방어율 1.00을 마크하는 한국 투수진에 대해서도 가볍게 생각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지금 한국팀의 이미지는 엄청난 투수력의 팀으로 뻥튀기 되어 있습니다. 이게 또 상대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하게 되지요.

그리고 한국의 1회말 공격이 시작. 선두타자로 이종범 등장 합니다. 미국 선발이 좌완 돈트렐이라서 그런지 한국 타선 엄청나게 뒤집혔더군요. 이병규가 8번에 가있고, 최희섭 빠지고 송지만에 김태균...2번에 난데없는 김민재까지. 이게 화가 될까 복이 될까....걱정이 살짝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여태까지 워낙 타선이 안터져 줬
으니 더 나빠질건 없겠다..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돈트렐 오늘 정상이 아니더군요. 컨트롤도 전혀 안되았구요. 오늘 온도는 어제보다는 약간 따뜻하다고 하더군요.
약 12도 정도. 그래도 플로리다 따듯한 곳에서 온 돈트렐에게는 아직은 쌀쌀하기만 했던 모양입니다. 종범형님 공 골라내서 1루에 안착. 어..분위기 좋네 하고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2번 김민재. 특단의 조치가 어찌 작용을 할지 첫타석 기대가 되었습니다. 돈트렐의 구속은 직구가 85마일 정도로 별로 강력하지 않았고, 컨디션도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공을 끌어라 끌어라...하고 기도를 했는데 김민재 덜컥 건드려서 더블 아웃 만들더군요. 욕이 목까지 올라왔었습니다. 꿀꺽 삼켰습니다. 그때 욕했으면 두고 두고 후회했을듯..김민재가 바로 오늘 수비의 핵중 하나였으니까요. 그가 막은 점수가 1점뿐만이 아니었으니까요

3번 이승엽 등장. 해설자들이 다른 한국 선수들과 완전히 다른 타입의 파워히터라고 설명하려는 순간 펑 쳐서 우측 팬스를 넘깁니다. 멍해진 해설자들...분위기가 "이거 괴물이네"하는 느낌. 이승엽 메이저 진출이 사실 이 타석 하나로 거의 결정이 된게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들정도로, 이 타석후 방송에서나, 미국 투수진에서 이승엽 대하는 모습은 달라집니다.

돈트렐 윌리스는 흔들리고 김태균 4번타자에게 포볼을 내줍니다. 그리고 등장한 5번 송지만은 인코너공을 밀어서 우익수앞 안타로 분위기를 완전히 한국쪽으로 데리고 옵니다. 6번 이범호는 좌익수 안타로 타점을 올리면서 비틀거리는 돈트렐 윌리스의 혼을 빼놓지요. 그거 보다보니 좌완에 한국이 약하다는 소문이 진짜였는지 페인트 였는지 보는 제가 인지 스스로도 어리둥절할 정도였습니다. 스코어는 2-0으로 한국이 앞서나갑니다.

확실히 한국 투수진에 겁먹었었다고 하는 것이 해설자들은 점수 더 주면 한국 투수진에게 역전 불가능하다고 평하면서 여기서 더 이상 실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더군요. 한국의 이미지만으로도 압력을 줄수 있다는 것...그것도 미국 메이저 올스타 국가대표 팀에게요...너무나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7번..진갑용 잘맞은 타구를 때려내지만 아웃됩니다. 그러면서 수비에서나 공격에서나 숨가빳던 1회는 마무리 됩니다. 1회초의 위기를 넘기고 1회말의 기회를 살리면서 분위기를 한국쪽으로 몰고가며 넘기힘든 벽으로 여겨졌던 미국팀에 대한 자신을 가지게 된 회라고 생각되네요.

1회끝날때 이승엽 모습 내보내면서 하는 멘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의 홈런킹"..아시아의 이승엽에서 이제는 세계의 이승엽으로 자리 굳힌 그의 모습이 한없이 자랑스러웠습니다. 5게임에서 5개의 홈런이며 4게임 연속 홈런. 그것도 일본, 멕시코, 미국의 에이스급에서 뽑아낸 홈런들이 었으니 홈잡을데가 있을수 없지요.

수비로 미국을 압박하던 2회

2회초..테익세리아가 첫타자로 나섭니다. 여태껏 무안타데요. 그것도 1루수가요. 화려한 멤버에도 불구하고 빈타의 공격력을 보이는 미국 공격의 현주소는 이선수를 보면 알수있을듯 합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애초에 미국에 겁먹은건 그들의 이름값. 하지만 이 경기에서 상대가 우리에게 겁먹은건 바로 정진정명 우리팀이 스스로의 손으로 만들어낸 우리의 성적이었지요.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워 해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테익세리아..역시나 빈타를 자랑하며 플라이아웃 되어주지요.

홀리데이가 다음 타자로 등장합니다. 로키즈의 4번으로 좋은 타자긴 한데 아직은 전형적인 쿠어스 타자입니다. 산을 내려와서의 성적은 미흡. 나름대로 밀어치는 타격을 보여주면서 살아나가려고 하지만 아웃.

이때쯤 생각한것이 과연 우리가 홈런을 무서워 할필요 있을까 하는것. 1,2개 준다고 생각하고.....줄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던지기를 기도했습니다.

홀리데이도 그렇고 그 다음의 어틀리도 그렇고...쉽게 잡으면서 2회 끝을 냈습니다. 근데 공이 박진만에데 가니까 해설자들이 어제 멕시코 감독의 한국에 대한 감상을 소개하더군요.
멕시코는 한국이 매 타자 타석 마다 수비 쉬프트를 다르게 가져가는 것에 상당히 놀랐답니다. 그들로서는 그정도로 매타자마다 수비 위치를 변형하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고 감탄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그게 가능하냐고 오히려 반문하고요. 문제는 그런 쉬프트가 거의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것. 덕분에 박진만은 지금 오마비스켈급 수비달인으로 여겨질 정도였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모습이기에 못느끼지만 한국의 내야 수비와 투수진은 상대의 공격에 엄청난 압박을 줬고, 주는듯 했습니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땅볼이 굴러가면 죄다 잡힌다는 압력이 있다면 공을 띄울수밖에 없고, 결국 짧은 스윙보다는 큰 스윙에 기댈수 밖에 없게 되지요. 찬스에서는 더더구나 더블플레이의 위험을 느끼면서 타격하니까 상대 타자가 느끼는 압력은 상상을 초월하는듯 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 방어율이 1점대인걸 테지만요. 더구나 이러한 방어율 탓에 상대 코칭스태프의 경우는 한점 한점 줄때마다 따라갈수 있다는 느낌보다 패배의 느낌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한점도 주면 안된다는 압력속에서 투수는 공을 던져야 하고 따라서 투수는 좋은 투구를 하긴 힘들지요.

한국 수비진과 투수진의 압력은 이렇게 투타에 걸쳐 전방위적입니다. 자랑스럽지 않습니까^^
"우리는 강히다" .........자랑스럽게 외치고 싶습니다.

2회말 한국 공격은 사실 별게 없었습니다. 박진만 등장하니까 부산떠는 해설자들 보는게 재미있기는 했지만요.
박진만은 공격을 해도 수비이야기 밖에 안하더군요. 어찌보면 미국에서 가장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선수가 지금 박진만의 위상아닌가 합니다.

2회말 보면서 느낀건 심판 어느나라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엄청나게 좁은 스트라이크 존 가지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손민한에게도 큰 적이지만, 컨트롤 흔들리는 돈트렐에게는 더 큰 문제였지요. 덕분에 관중석에서는 " 우.... go 돈트렐..." 하는 야유가 볼 하나 던질때마다 흘러나옵니다. 이거 관중들 실망 많이 했다는 뜻이예요.
김병현 못할때 엄청 쿠어스필드에서 엄청나게 듣던..제 가슴을 후벼파던 소리지요. 근데 설마 사이영 후보 돈트렐이 자기네 홈필드에서 이런 소리 들을줄이야...상상도 못할 일이 오늘 참 많이 일어났습니다.

9번으로 이병규가 등장했는데..오늘 컨디션이 영 아니더군요. 삼진..그리고 이종범 등장. 보기만 해도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흐름을 읽을수 있는 이종범은 손도 쉽게 안나가고 흔들리는 투수를 엄청 괴롭히지요. 공 치고 나서 폼이 홈런 친 폼인지라 ESPN쪽에서는 움찔 놀란듯 했습니다. 근데 의외로 얕은 플라이로 잡히자 해설자들끼리 웃더군요. 비슷하지도 않았는데 폼만 홈런이라면서요...후후..타구에 쫄긴 쫄았던듯 합니다.

2사에서 김민재 등장하지만 삼진당하고 맙니다. D 트레인 탈선위험에서 벗어난거로 보일정도로 2회는 안전하게 잘 넘어가더군요. 2회까지..돈트렐 40개, 손민한 35개의 공을 던집니다.

미국의 공격을 규정한 그리피의 거대한 홈런

김민재에게 감탄하고 그리피에게 놀란 3회초였습니다. 김민재는 타격이 아니고 수비를 위해 뽑혔다는...수비의 위주의 팀이라는 한국팀의 아이덴티티를 제가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김민재의 호수비로 깨달을수 있었지요.
김민재의 타격에는 애초에 실망할 필요없었던 겁니다. 그는 더 큰일을 하지요. 자기가 안타 2개 치는대신 안타 2개 이상을 매 경기 건져내는 선수가 그였으니까요.

2사에서 터진 그리피의 홈런은 그 파워에 놀라게 되었지만 바로 이전에 김민재의 수비가 아니었으면 2점자리 홈런이었다는 점에서 김민재의 바로 앞의 호수비는 1점을 막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미국에게 홈런 1,2는 어쩔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구요.

그리피의 홈런뒤 미국팀도 그렇고 해설자들도 분위기 좋아집니다. 하지만, 다들 칠수 있다고 생각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하지요. 이거....잘 살리면 경기를 압도할수 있지만 엉뚱하게 어깨에 힘만 들어가면 경기말리는 양날의검 같은 홈런이었습니다. 근데 그 뒤 허무하게 삼진당하는 에이로드의 모습을 보니까 그 홈런이
결과적으로 독으로 작용한거 같더군요. 이전까지는 따라간다는 면에서 맞추는 타격을 하려는 모습도 보였지만, 그리피 홈런뒤로 미국 공격의 방향이
"여태까지 처럼 한방에 건다"그렇게 굳어져 버렸습니다.

3회말 한국 공격이 시작되면서 이승엽 등장합니다. 돈트렐 잔뜩 쫄아서 요리조리 피하다가 포볼을 주더군요.
우리에게도 메이저를 쫄게 하는 타자가 있다!하는 느낌에 어깨가 우쭐해 졌습니다.
김태균 나왔는데 간만에 나오니까 다른 선수에 비해서 이름을 제대로 발음못하데요.
근데 이때쯤 인터넷이 단선되어서...3회 마저 못봤습니다...젠장...1점 냈더군요.

어메이징 김병현과 더 놀라운 최희섭

4회 초 시작되면서 컴퓨터 바꿔서 경기를 보기 시작했는데..투수가 바뀌었더군요. 손민한 투구수가 많지않고 잘하고 있는데 왜 바꿨을까..하면서 투수가 누군지 살펴봤습니다. 전병두 더군요.

전병두? 음...이건 또 무슨 작전.....?? 어리둥절했습니다. 경기 버릴 분위기가 아니잖아.. 하면서 대체 이 상황에서 전병두가 나와야 했던 이유를 곰곰히 생각했지만 도저히 답이 안나오더군요. 총력으로 국내파 투입하는 시초가 되는 걸까...아니면 한번도 출전 못해본 전병두에게 병역혜택을 받을시 출전했었다는 명목을 주기 위한것이었을까....이것저것..생각이 너무 많이 교차했습니다. 근데 정말 모르겠더군요.
이번 투수운영중 가장 이해 안되는 대목이 이것이었습니다.

구속은 좋더군요. 근데...과연 한번도 안나온 투수를 이런 큰 경기에 올려도 되는건지..

첫타자 포볼로 내보내고 두번째 타자 베리텍도 포볼 내주며 주자가 모입니다. 심장이 벌렁거리더군요.
텍세리아 나왔는데 여태껏 무안타에 걸면서 경기를 볼수 밖에 없었지요. 전병두 공은 좋은거 같았는데 정말 강공으로만 가더군요. 파울 정통으로 하나 맞았는데, 사실 텍세리아가 정상 컨디션이었으면 구종알고 그정도 구속에 인코스로 들어왔으면 홈런 나올수도 있었던 공이었습니다. 겨우 삼진을 잡기는 했지만 보고 있기 괴롭더군요.

1사잡자 바로 투수를 교체합니다. 1시 2,3루에서 김병현 등장
상대는 홀리데이. 로키즈 팀메이트의 대결입니다. 이때쯤 선발투수 비교 화면이 뜨더군요.
도트렐 59개 3이닝.
손민한 46개 3이닝..선발 대결에서는 손민한 승리. 일단 승기는 한국이 가졌습니다. 나머지는 불펜의 몫.

홀리데이 상대 김병현의 구속은 88, 79마일로 찍혔습니다만 모두 타구였기에 포구되는 공의 구속을 보고 싶었습니다. 구속이 88마일정도면..할만하다고 생각되면서요. 근데 홀리데이 공을 죄다 건드리다가 결국 삼진..근데 배트 날리더군요. 깜짝 놀란 김병현 놀라뛰고, 보고 있던 저도 가슴이 금즉했습니다. 김병현이 여태까지 긴 슬럼프에 빠진게 바로 배트에 맞았기 때문이었지요. ESPN은 그걸 모릅니다. 그래서 아크로바트라고 웃으며 해설했지만 김병현 팬으로서는 정말 깜짝 놀랄일이 그 상황이었습니다. 그것도 팀메이트가 범인이라면 팀을 위해서도 이런 비극은 또 없지요..

어틀리를 맞이해서 드디어 포수가 잡은 구속이 나옵니다. 88마일..나쁘지 않은 컨디션..일단은 안심입니다.
누누히 이야기 하지만 김병현의 컨디션은 구속에 나타납니다. 구속이 빠르다는 것은 투구의 메커니즘이 잘 잡혔다는 의미이기에 다른 변화구도 훨씬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거든요. 어틀리가 눌러쳐서 중전 내야 안타만듭니다. 잘 맞춘 타구는 아닌데 체공이 길어서 잡기는 힘들더군요. 공잡은 내야수는 다른 주자가 뛰지 못하게 견제 잘해줍니다. 확실히 한국 기본기는 엄청납니다. 나이스 플레이. 근데 1사 만루로 위기는 더 심화되었지요.

버논웰스를 맞이해서 드디어 90마일 던집니다. 전 이때부터 그냥 마음놓고 봤습니다. 이런 날의 김병현은 천하에 없는 타자라도 제 컨디션 아니면 칠수 없습니다. 직구가 이정도면 그동안 안뜨던 업슛도 구사가 되고 슬라이더도 플리스비급으로 들어오거든요. 김병현 지금 공 칠수있는 선수는 미국팀에 없다고 단언할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바로 작년... 단하루 보여줬던 7이닝 무실점의 완벽했던 BK의 모습이 바로 오늘의 모습이었지요.

야구에 징크스가 있습니다. 만루에서 점수를 못낸팀은 이길수 없다는라는. 그리고 위기 뒤에 찬스라는 소리도 있지요. 언히터블 김병현의 등장과 더불어 미국팀은 2번째 만루찬스를 허무하게 놓칩니다. 지금 미국팀은 이런 징크스를 되세기며 속으로 "아..말린다"라고 생각할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벅 마르티네스 감독이 한국팀에 대한 평을 하더군요. "이미 일본팀을 꺾었다는 것을 안다. 일본팀과 성향이 비슷하지만 더 크고 빠르고 파워풀한 팀으로 안다. 미국팀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알기는 제대로 알더군요.

드디어 오늘의 엑기스 회인 4회말에 들어갑니다.

휴스턴의 댄 휠러 등판. 작년 방어율 2.21.오늘 구속은 88마일정도.

이병규는 역시나 컨디션이 안좋은지 2타석 연속으로 삼진당합니다. 구속은 그리 빠르지 않지만 공 움직임이 좋다고 해설자들은 말합니다만.. 제눈에는 손민한의 공이 더 좋게 보였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미국도 불펜이 한국이상 강력한 팀입니다. 돈트렐이 나가고 불펜 승부로 접어든 순간 방송에서 미국팀의 투구성적을 보여주는데 불펜들은 17이닝동안 겨우 3점만 허용했더군요. 결국 오늘도 살떨리는 투수전일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최희섭의 단 한방이 없었다면요.

이종범 나와서 잘 쳤는데 공이 투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서 2사가 됩니다. 분위기가 위기뒤의 회인데도 기회가 안올듯 보였었는데...난데없이 김민재가 첫구를 2루타로 만들더군요. 이야...오늘 김민재 공수에서 맹활약입니다.
그리고 이승엽 등장...이승엽은 적어도 이번 대회에서는 본즈급입니다. 세상에 미국팀이 고의사구 주는 모습을 한국 팀 상대로 볼수 있을 줄이야..이것만으로도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승엽은 미국팀의 고의사구를 받아서 1루로 진출 2사에 1,2루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드디어..여태껏 최고의 뻥카였으나 오늘로서 최고의 히어로가 된 최희섭이 등장합니다. 환성을 들어보면 아직까지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한국 타자는 최희섭임에 의심의 여지 없어 보이더군요. 적어도 교포들에게는요.
환호속에 등장하는 최희섭. 이 타석은 정말 최희섭에게 중요합니다. 여기서도 헛방이면 그의 자리는 대표팀에도 그리고 메이저의 어떤 팀에서도 없을수도 있었으니까요.
근데..넘겼습니다. 그것도 대회의 Biggest홈런이라고 표현될 정도의 엄청난 타워링 홈런을요. 이 홈런은 한국인중에서 최희섭만이 유일하게 칠수 있는 타워링 홈런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규모만이 아니고....이 게임을 결정하는 결승타라는 의미까지 해서 정진정명 대회 최고의 홈런으로 기록되게 되네요. "최희섭...살았다. 정말..." 하는 기쁨의 한숨이 그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도는 최희섭을 보면서 제입에서 흘러나왔습니다.

5점차 리드 상황.5회남았습니다. 이제 한국의 선택은 자명해졌지요. 총력전입니다.

5회초를 맞는 현재 유일한 unbeaten팀은 한국팀뿐이라는 ESPN의 해설이 흘러나옵니다. 3회정도쯤 푸에르토리코 결과나 나오고 한국만이 무패의 팀으로 남게 된거지요. 설마 한국 이기지 못할거라고 생각하던 ESPN측도 5점이나 벌어지니, 그 기록이 더 연장될거 같다는 느낌을 받은 모양이었습니다.

이번대회 최고의 투수 구대성의 등장

지터 맞이하는 김병현. 여전히 언히터블의 구위. 싱커가 90마일로 들어오는데 누가 칠까요.. 근데 포볼 내줍니다. 근데 별로 걱정 안되는게 지터가 그공 골라낸게 아니고 못건드린것 뿐이었지요. 정말 위력적인 오늘의 김병현이었습니다.

그리피 등장. 또 나오는 홈런 장면...이거 언제까지 우려먹을건가..근데 우전안타 치데요.중심에 맞은건 아닌데 코스가 좋았습니다.

오늘 우리팀 에이로드 등장합니다. 김병현의 공을 진갑용이 흘립니다. 그만큼 포구하기도 겁나는 공이란거지요.
에이로드 가볍게 삼진으로 잡아냅니다. 그리고 이때 투수교체 콜 나오고....김병현 들어가고 구대성 등장합니다.
저로서는 정말 많이 아쉬웠습니다. 언히터블인데....가운데 던져도 못치는데..하면서요.

구대성의 등장은 여러가지를 시사합니다. 오늘 등판하면 2경기 연속 등판이라 일본전에 못 나온다는 거, 그리고 일본 킬러라는 구대성이 일본전 등판을 포기했다는 것은 오늘 경기에 한국팀 올인을 뜻하기도 했지요. 한국팀도 바닥까지 박박 긁어서 총력전에 접어든 거였습니다.

1사 1,2루에 치퍼존스 등장합니다. 그리고 유격수 땅볼. 박진만 잡아서 중심이 뒤로 몰려 넘어지는 상황에서도 정확한 송구로 더블플레이 잡아냅니다. 엡솔르틀리 브릴리언트..이건 아크로배트급 수비다..쏟아지는 격찬들.
박진만은 이수비로 레전드로 격상됩니다. 캐스터들..적팀이란것도 잊고 극찬극찬. 경기전 오마비즈켈 급에서 바로 지금 신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벅 감독 얼굴 비춰주는데.. 완전 돌댕이로 변했더군요.

5회말은 비교적 가볍게 넘어갔습니다. 이범호, 진갑용, 박진만 모두 삼진당했지요. 근데 박진만 나오자 캐로스가 박진만에 대해서 평을 하더군요. "그를 보는 것이 즐겁다. 지금 그보다 나은 선수는 여기없다"하면서요
최상급 찬사를 박진만에게 바칩니다. 하긴 신이니까요..오늘은 박진만이 수비신입니다. 메이저조차 굽어보는 그런 존재이지요.

이때쯤 안타상황을 살펴보니 한국팀이 위기는 자주 맞이했지만 안타는 겨우 4개 맞았더군요. 한국투수가 도미넌트 하다는 것은 오늘도 유효했던 겁니다.

구대성 장기 릴리프로 나서다!

6회초..구대성 계속 투구합니다. 정성훈 3루수로 들어오고 이범호 빠지네요.
베리텍 등장했는데 엉덩이 빠지면서 스윙...정말 터프한 구대성의 투구였습니다. 이거 보면서 메츠....정말 여러가지로 가슴아플거다는 생각들었습니다. 서재응, 구대성의 초호투를 보면 말이지요. 흐흐.
오늘 또다른 한국 도우미 텍세이라 투수땅볼로 잡고, 홀리데이도 가볍게 잡으며 6회 삼자범퇴로 잡아내는 구대성. 보고 있는 제가 무서울만큼 위력적인 오늘의 구대성이었습니다.

오늘 카메라가 제일 많이 비춘 인물중 하나가 김인식 감독입니다. 표정 변화 하나도 없어서 한국이 이기고있는 팀인지, 지고 있는 상황인지 얼굴만으로 알수 없을 지경이더군요. ESPN에서는 이런 무표정함을 보고 라소다 타입이라고 평하더군요. 한국 선전의 이유를 김인식감독에게서 찾으면서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6회말...마이크 팀린 등장합니다. 이병규 나왔는데 포볼로 나갔네요. 잘 참았습니다. 컨디션 안좋으면 고르기라도 해야지요. 오늘 첫 진루.

이종범 등장..한국 승리의 분위기 감지했는지 ESPN쪽에서는 어제 일본의 미국전 선전을 이야기 하면서 오늘 패배하게 되면 그 이유를 자신들에게서 찾으려고 합니다. 그들에 따르면 일본 6대 일간지 1면이 전부 어제 오심에 대해서 실었다고 하더군요. 캐로스는 일본에게는 큰일일 테니까 당연한거라고 하더군요. 캐로스 의외로 쿨합니다.^^ 이때 이종범 2루 땅볼..오늘의 또 다른 도우미 어틀리가 볼 더듬고 이병규 3루까지 진출합니다. 나이스 런닝. 완벽한 한국수비와 어설픈 미국 수비가 극명하게 비교되는 순간이었지요.

김민재 등장...강공으로 나가자 해설자들은 한국팀이 쥐어짜기 안하는걸 신기해 하는듯 보였습니다.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한국팀. 이때쯤이 되니까 해설자들도 패배를 생각하게 된듯...차츰 졌을때의 이야기를 하더군요.
캐나다에게 지고 나서 절대 질수 없다는 생각은 많이 엷어진듯..1라운드에서 이미 졌는데 뭐..하는 어감.
그리고 또 김인식 감독 칭찬..김인식 감독..드디어 ESPN에서 WBC 불굴의 용장으로 인정받습니다.
김민재 잘보고 고르다가 중전안타로 점수를 내고 점수는 7대1. "하하...참내..이거 한국팀 맞아"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오늘 절대 찬스를 안놓치는 한국팀 보니 누가 강팀인지 헛갈릴 정도.

세계의 이승엽 등장하고 마음껏 스윙...우익수쪽으로 공이 날아갑니다. 모두 깜짝 놀란듯보였는데 그들에게는 다행히 안넘어가네요. 하지만 한국이 강공으로 나가는 그 어그레시브함에 또다른 놀람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얕은 플라이인데도 불구하고도 3루로 공격적으로 택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다시 김인식 감독을 칭찬.
오늘 해설자들은 김인식의 용병술에서 한국의 강함을 찾으려는듯 보였습니다.

최희섭 등장. 우와..어틀리 파울 플라이 놓칩니다. 오늘 미국팀 공식 역적으로 등록. 어틀리에게 오늘경기는 너무 아픈 경기가 될듯 보이더군요. 근데 죽었다 살아났는데 최희섭 스윙아웃..엄청 시원한 스윙. 뭐....자신감을 찾는건 좋다고 봅니다. 다음 경기를 위해서도 최희섭은 살아줘야 하니까요. 그의 스윙은 헛스윙임에도 한국의 공격적 자세를 상대에게 시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기는 팀이 이렇게 어그레시브 하게 나가면 따라가는 팀에 좌절을 줍니다. 찔끔찔끔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는 인상이기에...따라가려면 큰걸음으로 나가야 한다는 압력을 줘서 상대가 서두르게 만들지요.

이진영 등장. 한국 관중들 신났습니다. 관중석은 축제분위기. 근데 삼진. 하지만 한국이 물러서지 않고 이기고 있음에도 지키는 야구가 아닌 공격적인 야구를 한다는 인식은 확실히 심어준 이번회의 한국 공격이었습니다.
더욱이 추가점 1점도 가지고 왔구요.

7회초..구대성 계속 투구하고 어틀리를 쉽게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킵니다.

이정도 되니까 ESPN 해설진 쪽에서는 이제 미국야구 스타일이 최고가 아닐지 모른다는 말까지 나오더군요.
메이저만 최고라고 하지 말고 다른 나라의 프로리그도 돌아보며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자성까지 나왔습니다. 한국 야구 대단합니다. 미국이 이렇게 대놓고 숙이고 들어오게 만들었으니까요.

웰스가 나왔는데 우익수 플라이 아웃됩니다. "대성형 사랑해요" 하는 소리가 맘속으로 울리는 순간. 카메라가 이순간 양쪽 감독을 보여주는데 김인식 감독의 모습은 이기고 있는지 지고 있는지 표정으로는 모를정도의 무표정인데 비해서 벅감독은..대놓고 똥씹었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이해합니다...벅감독.

지터 나왔는데 2사에서 중전안타치네요. 오늘 제일 어려웠던 타자 데릭 지터.
그리피등장. 2루타성 파울 날립니다. 정말 오늘 잘치데요. 단타도 치고..홈런도 있고..크게만 노리지 않기에 오늘의 그리피는 평소보다 더 무서웠습니다. 결국 살아나가네요.

이때쯤 선동열 코치 마운드로 올라갑니다. 정대현 외야불펜에서 오다가 다시 돌아가네요. 구대성을 한번 더 믿기로 한 모양입니다. 외야쪽에서 미국애들이 들어가는 정대현을 놀립니다. 평소에 미국 관중들 매너좋다고 생각했는데...어글리한 넘들은 어디나 있는 모양입니다.

다시 투구재개 되고 에이로드 맞는 구대성..1구만에 2루 플라이로 잡아냅니다. 믿음의 이유는 분명히 있다는 것을 그는 몸으로 보여줍니다. 멋있습니다. 대성형님.

한국 투수진...정말 정말..말로 표현못할만큼 엄청나다 감탄안할수 없는 모습 보여주면서 여전히 미국 압도합니다.

7회말 한국 공격. 오클랜드의 휴스턴 스트리트 구원으로 등장
정성훈 타격하느데 잘쳤는데 잡히네요. 진갑용은 지터앞에 땅볼 쳤는데 송구도 나빴고 텍세이라 포구도 실패합니다. 오늘 미국 1,2루가 한국 많이 도와줬습니다. 더구나 한국 내야 수비진의 엄청난 수비에 비교되서 더 초라해 보이는 미국팀이기도 했구요. 오늘만큼은 미국은 최고의 팀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박진만 등장..박진만만 나오면 수비관련 이야기 나옵니다.여태껏 한국 노에러. 그 중심에 박진만...부인할수 없는 사실일테지요. 아깝게 아웃.

이병규 등장...오늘 컨디션 안좋아 보입니다. 2루땅볼 아웃. 근데 워낙 수비가 불안하니까 팬들은 공만 굴러가면 깜짝 깜짝 놀라네요. 그만큼 안정감 없는 수비진의 미국팀이었습니다.

7회끝났는데 경기시간 3시간지났습니다. 이건 미국에서 엄청 드문겁니다. 보통 3시간이면 경기 9회 다 끝나고도 남을정도로 스피디 하거든요. 근데 오늘은 경기속도조차 완전히 한국 스타일. 경기하는 물리적 공간은 미국이지만, 그 공간의 분위기는 한국 잠실처럼 보인 엔젤스 스타디움이었습니다.

8회 구대성 여전히 등장합니다. 도저히 예상이 안되는 한국 투수운영. 당연히 바뀔줄 알았던 ESPN에서도 의외로 받아들일정도. 저도 설마 또 나올줄 몰랐습니다.

치퍼존슨 첫타자로 나왔는데 배트 부러지면서도 2루머리넘는 안타를 치네요. 역시 힘이 좋습니다.
베리텍 등장..우익수 플라이 아웃.

그리고 한국팀 투수교체 들어갑니다. 정대현 등장. 미국외야 관중들....엄청 어글리하더군요. 손장난에 야유까지..왜 그러는지..헤구. 카메라가 벤치에서 환하게 웃는 대성형님 비춰줍니다.

정대현의 투구가 시작되고 텍세리아가 등장합니다만, 여전히 카메라는 구대성을 비춰줍니다. 오늘 정말 놀라운 투구를 했다고 칭찬가득. 칭찬 받을만 하지요. 한국의 보물입니다. 구대성 선수.

첫구는 아웃사이드 코너 스트라이크. 또 같은 코스로 2구가 들어옵니다만 텍세이라....분위기 파악 못하더군요.
하긴 떨어지지않고 스르륵 밀려오니까 어이가 없기도 하겠지요. 전혀 본적없는 타입 투수에 당황하는 미국벤치가 카메라에 잡힙니다. 그리고 동시에 삼진...우화. 분위기 완전히 한국쪽으로 고정됩니다. 그리고 ESPN은 이때부터 미국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랜디윈 등장.. 인코너위협성 공이 들어가네요. 저거 빈볼아니냐고 캐스터가 그러자 캐로스는 저건 의도적이 아니라고..그럴 이유도 없다고 정대현 변호합니다. 캐로스 의외로 좋은 넘이데요. 랜디윈도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됩니다.

정대현 확실히 엄청난 무기입니다. 이전 샌디 연습경기보고 쓸모없다고 했던 것을 정대현 선수에게 사과하고 싶습니다. 그는 정말 강력한 무기더군요. 그리고 선수를 믿어 준 김인식 감독에게 경의를 보내는 바입니다.

이때부터 ESPN2에서 딜레이 중계 시작...생방과 딜레이 중계를 같이 보기 시작합니다. 아..양쪽 다보니까 정신이 없더군요..

8회말 한국공격에 새로운 투수 마제스키 등장합니다.
이종범.. 2루수 땅볼로 아웃. 미안하지만 한국 빨리 공격 끝나기를 바랬습니다. 화질좋은 딜레이 티비 중계 빨리 보고 싶은 마음..그리고 빨리 9회막고 승리 결정되기를 바라는 마음때문이었지요. 한국공격 빨리 끝내기 바란건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김민재.. 유격수 옆을 빠지는 강타치면서 출루하고 이승엽 등장합니다. 5홈런, 10타점..감히 2라운드까지 대회 최고의 타자라고 하지 않을수 없는 실력. 그가 미국에서 뛰기를 바란다는 것을 ESPN에서 엄청 자랑스러운 어조로 말하더군요. 그런 멘트를 뒤로하고 이승엽은 이번대회 최고의 타자임을 스스로 확인하는 깨끗한 안타를 뽑아냅니다

최희섭 등장해서...잘 쳤는데 중견수 호수비에 잡히네요. 김민재 주루플레이 미스로 더블아웃. 평소같으면 욕을 바가지로 했겠지만 경기 빨리 끝내게 해준다는 의미에서 이번에는 감사했습니다^^ ESPN쪽에서도 기초에 충실한 한국팀답지 않은 본헤드플레이라고 평하더군요.

한국 최고의 클로저 오승환 등장!

드디어 9회초 들어갑니다.아무리 한국 투수운용이 기가막혀도 이번에 누가 나올지는 모든 한국 국민들이 예측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름은 박찬호.
우겍...근데 아니더군요. "으아..끝까지 의표를 찌르네...김인식 감독..." 하면서 또 한번 놀랐습니다. 정말로 의외로 박찬호 안나오고 정대현 계속 투구하더구요.

앞의 힘으로 몰아치는 타격대신 어틀리가 똑딱 안타를 만듭니다. 샌디전을 생각해보면 이런 타격자세는 정말 무섭습니다. 타격자세 삐끗한 삳태에서도 힘으로 안타치는거 보니까...역시 메이저는 메이저란 생각이 들더군요.

버논웰스 등장. 72마일 아웃코스 꽉차는공 들어갑니다. 버논웰스의 얼굴에는 이게 왜 안떨어지지 하는 어이없어하는 표정이 감돌더군요. 2루 땅볼 칩니다. 더블플라이성이었으나 공이 느려서 1루에서 세이프. 너무 깨끗한 키스톤 플레이의 한국팀. 2루에서 송구받고 1루로 송구하는 박진만의 풋워크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오늘 최대의 적 지터 등장...이넘이 끝까지 문제였습니다...한구한구마다 중심이 흐트러지면서 움찔움찔하면서 공을 골라냅니다. 공의 궤적이 이해가 안되는 탓일테지요. 이런 움찔거림을 해설자들은 힉컵...딸쭉질이라고 표현하데요. 하하..비슷해..하면서 웃는 순간 안타치는 지터. 이녀석 진짜 천재입니다. 지터한테 완전 승복한 오늘입니다.

선동열 코치 마운드에 올라갑니다. 불펜을 카메라가 비춰주는데 박찬호는 없습니다. 봉중근과 오승환만 있네요.
교체? 아니면 밀고 가나? 하는 순간 밀고간다는 사인이 떨어지고 정대현 계속 투구합니다.

그리피 등장합니다. 오늘 가장 잘치는 미국타자. 3볼이 연속으로 들어갑니다. 문제는 피하는 피칭을 투수나 포수나 같이 한다는 것. 김인식 갘독이 처음으로 급박한 표정을 짖습니다 "그럼 안되...맞아도 집어넣아야 한다."
그런 의미라고 해설자들이 말하더군요. 공격적인 자세는 공격에서만이 아니고 수비에서도 해야 하는건데...
거기다 오늘은 우리가 강한데 피할 필요가 없는데...하는 그런 얼굴의 김인식 감독. 다시 공격적 피칭으로 돌아가지만 이미 볼카운트가 몰린 상태라서 좋은 공 넣게 되고 빗맞은 안타 맞고 1점 줍니다. 역시나 힘좋은 그리피.
역시 괴물... 그래서 7대 2.

에이로드 등장. 첫구 스트라이크. 이전 타자와는 다르게 처음부터 공격적 피칭을 합니다. 카메라는 박찬호를 비춰주지만 불펜에 있지않고 벤치에서 서있더군요. 출전 준비 전혀 안하는 모습이었구요. 이때 1루땅볼 나옵니다. 이승엽은 더블을 노리려고 하다가 안전하게 1점과 1아웃을 바꾸네요.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2사.. 점수는 7대 3. 한국이 3점이나 준 첫번째 경기가 되네요.

그리고 잘던지던 정대현 교체됩니다. 그리고 오승환 등장합니다.
안타수가 그때까지 한국 10 미국 9. 이거 참..알고보니 난타전이었네요. 점수도 여태까지 한국이 한 경기중 가장 평범함에 가까운 카운트고요. 맨날 1점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이기더니 오늘은 겉보기는 그래도 비교적 편하게 게임을 이끌어갔습니다.

그래도 역시 미국은 저력이 있더군요. 9회에 2점..물론 힘으로 억지로 밀어붙인거긴 하지만, 그건압도적인 파워가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니까요. 미국 오늘 한국에 밀리기는 했지만 다시 붙으면 결코 승부를 장담하지 못할거라는 생각들었습니다.

오승환, 1.18의 방어율.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불림. 여태까지 한국의 기록은 우습게 보던 해설자들이 한국의 초호투 이후에 한국 투구 기록에 지대한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합니다. 한국 원래 클로저는 박찬호가 아니고 오승환이었다는 설명과 함께 오승환이라는 존재를 등판전에 익히 알고 있었다는 말들 하더군요

파워대 파워의 싸움. 치퍼존슨과의 대결이 펼쳐집니다. 치퍼존슨가 여름감기로 20파운드 빠졌다고 하니까 파워로 밀어붙이는 오승환이 유리하지않을까..하는 예상도 해봤습니다. 구속이 화면에 뜨는데 90마일.
근데 느낌은 95마일도 넘는것 같이 빨라 보이더군요. 확실히 힘이 좋은듯. 문제는 직구만 던진다는것. 해설자들도 오승환이 스스로의 직구에 자신감이 넘친다고 표현하지만...아무리 그래도 메이저 4번타자에게 직구만의 승부는 너무 위험하지 않나 걱정이 되었습니다. 더구나 더 점수 내주는 것은 사양하고 싶기도 했기에 여기서 끝냈으면 하고 바랬구요. 왜냐면 4강에서 또 붙을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끝내느냐가 다음경기까지 영향을 주는데다가 2승1패팀이 여럿 나올 가능성이 아직은 있기 때문에 실점은 줄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순간 브레이킹볼이 들어갑니다. 에구...파울팁인데 진갑용이 놓치네요. 으...파워커브도 있었구나..하고 감탄.
바로 다음구로 오승환 치퍼존스에게서 2루 땅볼 뽑아냅니다. 그리고 1루 송구.
드디어 한국 이겼습니다. 벤치에서 선수들 쏟아져 나오고 최희섭에게 카메라가 따라가는게 나오네요. 그러고보면 오늘 최희섭 홈런이 결승타입니다. 최희섭 막판에 정말 큰일 해냈습니다.

오늘 경기의 진정한 의의

이로서 참가국중 Undefeated팀은 한국밖에 안남았습니다. 오늘 패배를 반성하는 그들의 언어에서 메이저 리그만을 바라보던 시각을 버리고 타국의 프로리그에 시야를 돌리며 동등하게 바라보는 시작이 되는 역사적인 게임이 오늘의 게임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이 아시아의 변방국에서 세계의 강국으로 인정받을수 있는 순간이 바로 지금일지도 모른다는 느낌도 들었구요

한국에 야구가 들어온지 101년..야구의 종주국의 홈에서 커다란 흔적을 남겼습니다. 남은 경기 어떻게 될지몰라도...최종 성적이 어찌 남을지 몰라도, 오늘 승리는 아마 한국뿐만 아닌 세계 야구역사에 길이 남는 위대한 승리로 기록이 될겁니다.

마음껏 기뻐해도 됩니다.
그리고..정말로 자랑습니다. 한국 드림팀. 오늘 일을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by Joe & Soohy 2006. 3. 14.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