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사진을 찍으려고 학교를 다녀왔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 사람도 있었고, 모르는 얼굴도 많았고.. 이래저래 정신이 없었다.
사실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갔다기보다, 내 눈안에 학교를 한가득 담고 싶었는데,
여기저기 쓸려다니다보니 그러지도 못하고, 그냥 돌아와버렸다.

혼자서 바람을 맞으면서 호수를 바라보고 싶었는데..
책을 읽고 싶었는데...
그 어느 것 하나도 이루지 못하고 그냥 돌아와버렸다. 바보같이..

이제 언제 다시 돌아가 볼 수 있을까.
즐겁게 공부했던 기억들만 안고 떠나가야 하는걸까.
조금 더 그곳에 있고 싶었는데, 즐기고 싶었는데..

사진에도 우울함이 반영된 듯 하고...

참, 이종민 교수님께서 목 디스크로 고생하시고 계시다는 소식이 마음이 아팠다.
건강하게 잘 계신줄 알았는데...

1%. 소득을 안고 돌아왔다.
나의 열정과, 노력. 그게 지금 얼마나 필요한 건지를 느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감수성이 매말라 버렸는지도 느꼈다.
일에 매여서 움직이기보다 여유를 갖고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느꼈다.
결과적으로, 내가 실(實)이라고 느끼는 것들이 득(得)이라는 것을 확신해야 하는데 그게 부족하다.

쉬고싶다.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면 혼자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by Joe & Soohy 2007. 10. 16. 2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