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따지고보면 PSP를 사게 된 동기는  DJMAX Portable 1 때문이였다.
원주 기숙사에서 지내던 중에,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던 친구가 이 멀리까지 놀러와서 하루 묵었던 일이 있었는데,
마침 그 친구의 PSP안에 그 타이틀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하루동안 재미들여서 마음을 심란하게 하던 중, 이니셜 D 스트리트 스테이지라는 타이틀에 매료되어 결국 구매하게 되었다.
그리고 1년...
이니셜 D와 진삼국무쌍 2nd 에볼루션 등의 타이틀은 얼마 하지도 않고 팔아버렸는데,
DJMAX Portable 만큼은 팔지 않았다. 아니 팔 수 없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특별히 지루하지도 않고, 진행도 짧고, 심심하면 음악만 들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였다.

DMP2(DJMAX Portable 2)가 발매된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얼마나 흥분했었는지 모른다.
NDSL의 지름신을 용케 한 달간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요놈 때문이였다.
그리고 어제 이후로 지름신이 일단 20리정도 퇴각한 상태이다.

하루동안 이것저것 만져본 결과 드는 생각은... 정말 물건이라는 것이다.
일단 5Key 모드는, 사실 별로 필요 없을 것이고 재미도 없을 것이라는 나의 생각을 무참하게 날려버렸다.
양손중에 선택해서 쓸 수 있다는 사실은 나와 같은 손가락이 굳은 사람에게는 특별한 타격감을 선사했다.
두번째로, 네트웍 대전.
일전에 카이 쓴다고 사 놓은 공유기를 드디어 활용할 수 있었다.
모르시는 분들과 3시간동안 배틀을 했는데, 단순한 인터페이스와 시각적 효과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이를 통한 히든 아이템은 또 어떠한가.
세번째로, 링크 디스크. 쉽게 말해서 기존의 DMP1 UMD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인데, 이를 통해서 DMP2에
DMP1의 음악을 옮겨올 수 있고, 들고 다니면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네번째는, 세번째와 연계되어지는 얘기지만, OST 모드를 통한 음악 감상이 수월해졌다는 것이다.
리모컨 대응(이거 PSP사상 최초라던데..)과 원하는 곡만 선택 가능한 것은 정말 놀라웠다. 특히 절전모드로 사용하는 나로써는 DMP1의 OST를 이용할때 로지텍 케이스로 닫고 다녀서 L/R키를 통해서 곡을 넘기는지라, 화면도 맨날 불 번쩍 들어오고 이 때문에 전지의 압박이 심했는데, 리모컨 컨트롤은 절전모드가 계속 유지된다. 진짜 MP3 플레이어처럼 들을 수 있다는 것!
다섯번째는, 월드 랭킹이다. 별로 신선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DMP1의 4/6/8Key 모드를 거의 하지 않고 freestyle로 즐겼는데, DMP2 에서는 4/5/6/8Key 모드를 통해 경기 후 나오는 점수로 자신의 랭킹을 확인 할 수 있기에 동기 부여가 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Fever Fever!!
엄청난 콤보의 파워는 네트웍 대전으로 지겹도록 경험했다. 5콤보가 터졌을때의 그 기분은 마치 사이버포뮬러에서 제로의 영역에 들어간 것만 같은 몽롱한 상태로 나를 이끌었다. 말도 안되는 콤보수에 넋나간 기분.. 그것도 행복했다.

이래저래 DMP2는 여러면에서 DMP1의 진화 버전이다. 게다가 링크 시스템은 기존의 DMP1 타이틀의 가치도 증대시켰다. (어느정도 한계는 있겠지만..) 프로모션의 참신성과 한정판 패키지의 완성도에도 점수를 주고 싶으나 너무 빨랐던 한정판 예약 기간때문에 마음을 졸이다못해 지치고 피폐해져버린 기억들은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이렇게 완성도와 몰입도 높은 게임이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난 몬스터 헌터2도 해보지 않아서 세계적인 완성도의 게임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팬타비전의 수 많은 땀과 노력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기립 박수를 보낸다.

언제일지 모를 DMP3도 아득하니 이른 지금 기다려본다.

by Joe & Soohy 2007. 4. 1. 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