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국내 롤플래잉 게임을 이끄는 두마리 용이 있었다.

소프트맥스와 손노리.
꿈이 있었고, 꿈을 펼쳐보일 열정이 있었고, 그 꿈에 힘을 불어넣어주는 어린시절 우리들이 있었다.
'내가 게임을 만들면 소프트맥스 같은 회사에 입사해야지'라고 생각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연히 RPG게임이 하고 싶어서 샀던 창세기전2.
그 감동은 소프트맥스의 패키지 게임을 사게 만든 원동력이기도 했다.

사실 소프트맥스의 게임은 굉장히 참신한 시도를 많이 했었다.
특히, 판타랏사의 물결엔진(?)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약간의 어지름증을 동반하기는 했지만..)

마그나 카르타 PC판을 마지막으로 패키지를 떠났다.
서풍의 광시곡의 노가다 난이도에 포맷까지 겹쳐서 엔딩을 못 본 이후,
버그 때문에 즐겨보지도 못한 마그나카르타...
주식회사가 되고 난 뒤에, 주주의 입김에 고객한테 큰 상처를 주게 되었었지...

오늘 문득 소프트맥스가 생각난 이유는 손노리 때문이였다.
걸어가는 행보가 약간은 달라보여서이다.

모처럼의 휴일이라 PSP를 들고, 데모게임이나 받으려고 돌아당기다보니 '어스토니시아 스토리2'가 보인다. 사실 나는 손노리 오락을 하지 않았다. 소맥의 경쟁사였기도 했지만, 내 어린시절은 워낙 빠(?)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나같은 소맥빠는 창세기전시리즈를, 손노리빠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했으니까...
근데, PSP로 본 어스토니시아 스토리2는 왠지모를 패키지 게임의 향수를 불러다줬다.
그러고있으니 소프트맥스의 근황이 궁금하지 않을리 만무...

소프트맥스 홈페이지에 가보니, 마그나카르타 PS판과, 테일즈위버, 그리고.. SD건담이 날아댕기고 있었다. 왠 건담??.... 2006년이나 2007년에 서비스 시작한 것 같은데.. 나같은 소맥빠도 모른다. 그만큼 홍보력이 부족했던 것이겠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그나카르타 PSP판도 있다고 홈피에 있어서, 사볼려고 갔더니 없다.
콘솔은 준비하는게 없는 걸까...

온라인 게임이 수익이 많이 남는 구조이긴하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네트워크가 발달해서 네트워크 비용이 싸다면 더욱 그럴것이다.
하지만.. 내가 패키지 게임이 좋았던 이유는 결국 엔딩이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의 엔딩은 서비스가 망할때 뿐이니까.
에피소드 엔딩이 있으니 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에피소드는 서비스 확장의 개념이 크지.. 스토리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난 소프트맥스의 부활을 간절히 바란다.
꿈이라는게 무엇인지를 보여준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술력을 믿는다.. 노력을 믿는다.



문제는, 기업의 영속은 결국 이익이 좌우하기 때문에 지금의 사업 방법이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면 크게 결심을 해야 할 필요와, 추진력을 사원들과 주주에게 보여줘야 한다.

내가 보기에 온라인 시장은 포화상태이다. 경쟁이 심하다보니 대박 아님 쪽박이다.
그리고 유지보수 하는데 들이는 노력이 많많지 않다. (GM이나 개발자들도 그렇고...)

패키지게임이 저금이라면, 온라인게임은 주식같은 생각이 많이든다.
다만, 패키지게임의 경우 불법 수준이 너무 심각하다는게 문제랄까...

그런점에 있어서 과거의 소프트맥스의 고객군은 굉장히 로열티가 높았기에
복제로서 받는 타격은 다른 업체나 게임보다는 적었으리라고 본다.

PSP가 불법 복제로 시름하고 있지만, 해결은 결국 H/W를 만드는 소니가 풀어야할 숙제이다.
이 숙제를 풀지 못하면, 많은 콘솔용 프로그램 업체들이 도산하거나 등을 돌릴것이고
결국 소프트웨어 없는 하드웨어 사업이 되어서 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장황하게 쓰고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하나다.
온라인은 정말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만들어야 대박을 만들 수 있다는게 내 생각이다.
순식간에 만들어서 성공하려면,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상품화 해야한다.

블리자드가 WoW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그런 게임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생각해보면 좋겠다. 워크레프트의 기본 사상이 없으면 세계관 구성도 애먹었겠지만 그렇지도 않았을 뿐더러, 신규로 게임을 하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창세기전의 기본 세계관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팬들에게는 파트2를 끝으로 이별을 고했지만,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승화시킨다면
안녕이 영원한 헤어짐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런 대박 온라인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겠고
기업 입장에서는 Cash cow가 있어야만 한다.

Cash cow를 콘솔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해외용이 주가 되고, 국내는 서비스 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일단 개발자가 열심히 노력해도, 고객이 알아주지 못하는(불법유저) 상황에서는 낭비다.

일본이나 유럽, 북미등을 중심으로 사업계획을짜고,
전 세계를 포용할 수 있는 콘솔 게임을 만들고...
이런 모든 작업이 후에 제작될 온라인 게임 시장을 위한 텃밭 다지기로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소프트웨어의 로얄티. 즉, 소장하고 싶은 게임은... 단지 게임을 잘 만들었다의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장을 했을때, 가치를 꾸준히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가치를 꾸준히 인정 받으려면, 전작과 이어지는 흐름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전작을 가지고 있는 유저에게 로열티가 제공되어져야 한다.

팬타비전의 DJMax Portable 2에서는 Link Disk라는 기능을 통해서,
DJMax Portable 1 UMD를 가지고 있는 경우, 경험치를 빨리 습득할 수 있게끔 해줬다.
그런것이 로열티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Portable 3에서도 이런 방식의 무언가가 이루어져야만, 지속적으로 고객은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다.

파이널 판타지가 1,2를 20주년으로 내놓아도 구매하는 고객이 있다는 것.
고객의 충성도도 충성도지만, 상품화 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대단하지 않는가.
창세기전2를 PSP용으로 내놓으면 성공할까?
물론, 나는 사겠지만... 누구도 알 순 없겠지.


나는 우선 이녀석부터 PSP로 하고 싶은데...흠

사장이 웃고, 사원이 웃고, 고객이 웃던 그시절의 소프트맥스가 그립다.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많을때, 모두가 떠난 고객이라고 생각하지 않을때,
다시한 번 힘을내어서, 멋진 작품.. 장수하는 작품으로... 남아줬으면 한다.

2002년 월드컵의 감동만큼이나, 소프트맥스 게임의 감동은 나에게도 꾸준히 남아있으니.

먼 발치에서나마, 소프트맥스 화이팅.

P.S. 4leaf도, 주잔도 그립다...흑흑.

by Joe & Soohy 2008. 4. 6. 18:10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