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2006-07-05 19:07]

서울대의 20대 공학도들이 전혀 새로운 개념의 비행체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항공우주구조연구실 황인성(28) 박사팀은 5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사이클로이드 블레이드 시스템(Cycloidal Blade System)을 적용한 수직 이착륙 회전 익기(翼機)의 시험비행에 지난 1일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이클로이드 블레이드 시스템은 헬리콥터처럼 비행날개(블레이드)가 회전축에 수직으로 도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개의 비행날개를 하나로 묶어 로터(Rotor) 시스템을 구성한 뒤 이를 회전축과 평행한 방향으로 돌려 추력(推力)을 얻는 것을 가리킨다.

1920년대 미국 워싱턴대 등에서 관련 연구를 시작해 비행체 추력발생 장치로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중단됐다. 이후 1999년 보쉬 항공사가 미 해군의 지원을 받아 6개의 비행날개를 이용한 지상실험을 진행했지만 비행체로 날리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서울대 학생들이 만든 일명 사이클로콥터로 불리는 이 비행체는 헬리콥터처럼 비행날개가 도는 회전익기지만 성능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우선 헬리콥터에 비해 소음이 거의 없고 공기역학적인 면에서도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다. 또 수직으로 뜨고 내리거나 순간적으로 비행체의 방향을 360도 회전하고 추력의 크기도 손쉽게 조절할 수 있다.

사이클로콥터 프로젝트는 2000년 기계항공공학부 학부생이던 황 박사를 포함한 학생 5명이 공동으로 발표한 사이클로이드 프로젝트 졸업논문에서 비롯됐다. 당시 윤철용 박사는 이 기초연구 논문을 토대로 학생들과 함께 사이클로콥터 개발 연구에 착수했다.

윤 박사는 2003년 12월 비행체를 설계한 데 이어 2004년 3월 길이 2.1m,폭 2.85m,무게 50㎏짜리 사이클로콥터 1호를 탄생시켰다. 황 박사는 2004년 1월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긴 윤 박사의 뒤를 이어 연구실 팀장을 맡아 올해 7월 시험비행에 성공한 4호기 미니 사이클로콥터까지 3기를 더 만들어 냈다.

사이클로콥터는 5년 내 6조5000억원대로 규모가 커질 무인항공기 시장에 새 모델이 될 수 있고 개인용 풍력발전기 등에 응용할 수 있는 등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by Joe & Soohy 2006. 7. 5.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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