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연간 근로시간 세계 최장..생산성은 美 68%"<ILO>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7-09-03 10:36  
 
 
근로자 노동생산성 美-아일랜드-룩셈부르크 順

(서울=연합뉴스) 한국 근로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일터에서 생산 활동에 매진하지만 근로자 1인당 노동생산성은 세계 최고인 미국에 비해 68%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노동기구(ILO)가 3일 배포한 '노동시장 핵심 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등 6개 국가 또는 경제체제에서 근로자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이 2천200시간을 웃돌며 이 가운데서도 한국의 근로시간이 가장 긴 것으로 집계됐다.

비록 ILO가 관련 통계를 입수할 수 있었던 52개 경제체제에 국한한 것이지만 이들 가운데는 한국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세계 최장이라는 설명이다.

ILO는 한국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세계 최장이지만 세계에서 노동생산성이 가장 높은 미국에 비해서는 1인당 노동생산성이 68%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980년 한국 근로자 1인당 노동생산성이 미국의 28% 수준이었던 데 비하면 고도의 경제성장과 노동생산성 향상으로 25년 만에 미국 근로자와의 노동생산성 격차를 많이 줄였다는 게 ILO의 평가다.

한편 주요 선진국 가운데 미국에 이어 '켈틱 타이거' 아일랜드와 룩셈부르크 등 유럽의 이른바 '강소국'이 1인당 노동생산성 최상위 그룹을 형성했다.

미국 근로자는 1인당 연간 6만3천885달러의 부(富)를 창출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아일랜드 5만5천986달러, 룩셈부르크 5만5천641달러, 벨기에 55만235달러, 프랑스 5만4천609달러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근로자 노동생산성 수치는 작년, 또는 입수 가능한 최신 통계를 바탕으로 국내총생산(GDP)을 취업자 수로 나누어 산출한 것이다.

미국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은 부분적으로는 근로시간의 증가에 기인하지만 시간당 생산성에서도 미국은 노르웨이 다음으로 2위로 집계돼 총 근로시간 증가 이외에 정보ㆍ통신기술(ICT) 발달에 따른 효율성 제고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간당 생산성에서 미국은 35달러63센트로 비(非)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노르웨이의 37달러99센트에 이어 2위에 올랐으며 프랑스에 비해서는 시간당 생산성이 50센트나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7년 전인 지난 1999년 기준 보고서(2000년 배포)에 따르면 프랑스 근로자의 시간당 생산성이 미국보다 1달러 이상 높았지만 2004년 역전된 이래 미국이 격차를 벌려왔다.

미국 근로자는 작년 기준으로 연간 총 1천804시간을 사무실, 공장, 농장 등 일터에서 생산 활동에 매진해 EU 회원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가운데 근로시간이 가장 긴 것으로 조사됐다고 ILO는 설명했다.

주요 비교대상인 노르웨이 1천407.1시간, 프랑스 1천564.4시간과 비교하면 미국 근로자는 연간 300~400시간 정도 더 많이 일을 하는 셈이다.

ILO의 고용 부문 최고책임자인 호세 마누엘 살라사르 상임이사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은 "ICT 혁명, 기업 조직, 국내 고도 경쟁, 무역 및 해외투자 확대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ILO는 또 보고서에서 미국 등 상위 국가와 빈곤국 사이의 노동생산성 격차 확대가 더욱 심화했음을 경고하면서 남아시아, 중남미, 중동지역의 근로자는 더 많은 '부'를 창출할 잠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ㆍ훈련 및 장비, 기술에 대한 투자 부진 때문에 발목이 잡혀있다"고 분석했다.

econ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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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 Soohy 2007. 9. 3. 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