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라 [Aura]

독일의 철학가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1892∼1940)의 예술이론으로, 예술작품에서 흉내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를 뜻하는 말.

1934년 벤야민의 논문 《기술복제시대의 예술 작품 Das Kunstwerk im Zeitalter seiner Reproduzierbarkeit》에 등장한 예술 개념이다. 벤야민은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에 일어난 결정적 변화를 '아우라의 붕괴'라고 정의하였다.

아우라는 유일한 원본에서만 나타나는 것이므로 사진이나 영화와 같이 복제되는 작품에는 아우라가 생겨날 수 없다고 하였다. 아우라는 예술작품의 원본이 지니는 시간과 공간에서의 유일한 현존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사진이나 영화처럼 현존성이 결여된 작품은 아우라가 없다는 것이다. 독특한 거리감을 지닌 사물에서만 가능한 아우라는 복제품이나 대량생산된 상품에서는 경험될 수 없는 것이다.

☞ 이소룡의 영화를 한 편도 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강렬하게 각인된 그의 단단한 근육은 여전하다. 하나의 영웅에 의해 쓰러진 그 가짜 시체들의 잔치, 가짜 피의 범벅. 멍청하게 웃고만 있던 순박한 시골 청년은 갑자기 피에 주린 살인마로 돌변한다. 죽여 버릴 듯이 노려보는 눈빛과 터질 듯한 주먹질, 그리고 피칠갑. 그건 영화 속에서만큼은 원시적인 생명력 그 자체였다. 홍콩 영화에선 항상 상황이 끝나고 등장하는 경찰도 그러한 야성을 제어할 수는 없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은 이 야성에 매료되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유치함과 촌스러운 감수성에 대한 비난을 무색하게 만들어버리는 손짓과 핏자국. 그건 분명 성룡이나 이연걸, 주윤발이 갖지 못한 이소룡만의 에너지이자 '아우라'다.

☞ 수많은 무술 영화와 배우가 만들어지고 수많은 음반과 음악인이 등장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엄청난 산맥으로 다가오는 카리스마는 없어 보인다. 이소룡과 지미 헨드릭스라는 두 천재의 '아우라'는 그래서 모든 것이 춘추전국시대 같기만 한 지금 더욱 그립고 또 그립기만 한 것인지 모르겠다.

☞ 이런 점에서 이소룡의 등장으로 홍콩영화의 '아우라'가 사라졌다는 것은 일면 맞는 말이다. 호금전과 장철이 선사했던, 그 선적인 아름다움이나 숭고한 비장미는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소룡은 호금전이나 장철의 영화에 출연할 수가 없었다. 그건 일종의 패러다임의 변화다. 이소룡은 육체로 모든 것을 말한다. 완전한 만다라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몸 그 자체로서 하나의 세계를 그대로 표현한다.

내용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by Joe & Soohy 2005. 12. 28. 2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