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그늘
[MBC TV 2007-01-06 21:30]    
[뉴스데스크]

● 앵커: 길을 가다 보면 한집 건너 한집이 대형 커피전문점일 정도로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 커피 참 많이 마십니다.

습관처럼 마시는 커피 한 잔 속에 단돈 몇 푼의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수많은 어린아이들의 땀이 배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지요.

세계 두번째 커피수출의 나라 베트남의 커피농장을 박승진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 기자: 커피나무숲이 끝없이 펼쳐진 해발 750m 고산지대 베트남 잘라이시.

한창 수확중인 대규모 농장에서는 아이가 나무에 올라가 커피열매를 따는 위험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농장인부 300명 중에 15살 안팎의 아이들이 100명이나 됩니다.

학교를 포기한 아이들이 뙤약볕에서 종일 일하고 받는 돈은 고작 1, 2달러 수준입니다.

● 인터뷰: 나와 동생이 우리 가족들을 위해 여기에서 돈을 번다.

● 기자: 농장일로 생계를 꾸리는 엄마를 따라온 6살난 아이도 커피열매를 주워 작은 통에 담습니다.

행상에게 팔아 몇 푼이라도 벌기 위해서입니다.

한 해 80만톤 이상 생산해 세계 커피수출 2위에 오른 베트남 커피는 최대 커피수입국인 미국과 11위인 우리나라 등 전세계로 팔려갑니다.

수확에서 건조 그리고 또 수출까지 커피산업은 상당히 많은 원주민들의 노동력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영세커피농장의 수입은 보잘 것 없습니다.

● 인터뷰: 커피원두 1kg을 1만 1000동 정도에 파는데 외국 커피숍의 커피 한잔 값은 얼마인지 모른다.

● 기자: 커피원두 1kg이면 다국적 기업은 서울, 뉴욕, 도쿄 등지에서 5000원 안팎하는 커피 200잔 정도를 만들어 팔 수 있습니다.

은은하고 그윽한 커피향에는 저개발국 원주민과 아이들의 고달픈 땀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베트남 잘라이에서 MBC뉴스 박승진입니다.



(박승진 특파원 sjpark@imbc.com)
by Joe & Soohy 2007. 1. 6.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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