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SAS, 회사도 직원도 신바람나는 행복경영
◆선진기업 핵심인재 육성 현장 / (2) SAS Institute◆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캐리에 위치한 SAS(Statistical Analytical Software) 본사에는 근무시간에 사내체육센터에서 농구나 배구를 하는 직원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본사 규모만 120만평에 달하는 데다 유명 건축가들이 지은 20여 개의 멋스런 건물에서 직원 대부분이 운동화에 청바지를 입고 일하는 모습은 흡사 대학캠퍼스를 옮겨다 놓은 분위기다.

이들 20여 개 건물은 일터는 물론이고 프리스쿨 형식의 데이케어센터부터 유치원, 중고등학교, 출판사, 댄스홀, 헬스케어센터, 체육관 등 각종 놀이시설과 생활시설들이 대부분. 회사의 정식 명칭이 `SAS Institute Inc.`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SAS는 포천지 선정 `일하고 싶은 회사`에서 매년 IT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의 농업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연구자 2명이 1976년 공동 설립한 SAS는 세계 1위 BI(Business Intelligence) 기업이다.

통계 소프트웨어로 출발해 여론조사 분석이나 장단기 경제 예측, 기업 연구개발(R&D) 실험설계 등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지난 30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연간 매출이 지난해 16억8000만달러, 올해는 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BI사업은 특히 데이터웨어하우스(DW)를 토대로 데이터마이닝(DM), 고객관리(CRM), 리스크관리, 기업성과 관리(CPM) 솔루션 등 기업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분석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것이라 전문기술과 고급 두뇌가 필요한 분야다.

비상장기업이라 다른 기업들처럼 스톡옵션으로 우수 인재를 붙잡아 둘 수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매년 평균 이직률이 5%를 밑도는 것일까.

정진환 SAS 책임컨설턴트는 "한국계 기업으로 전직했다 재입사했다"며 "복지 혜택이 잘 돼 있는 데다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창의적인 조직 문화 때문에 아내가 나보다 더 재입사를 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 다양한 복지시설 = 각자 업무시간을 융통성 있게 조정할 수 있도록 플렉시블 타임제(자유근무시간제)를 운영하는 것도 이 회사 특징이다.

근무시간인 오후 2시에 사내 체육관에서 남 눈치 안 보고 운동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프 챔버스 HR담당 부사장은 대학교수 출신 창업자인 제임스 굿나이트 회장의 경영원칙이 "가족처럼 편안한 분위기의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원을 가족처럼 대접하면 결국 그 직원도 회사를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얘기다.

매주 수t의 M&M 초콜릿을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SAS는 다양한 복지시설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스트레스관리 프로그램이나 요가, 에어로빅 등 직원 70%가 이용하는 레크리에이션센터는 완전 무료다.

이 밖에도 심리학자, 영양사, 마사지사, 물리치료사 등이 사내 헬스케어센터에 상주한다.

직원들 가족 주치의도 있어 바로 연락해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 행복경영에 그 비결이 = PR담당 다이안 레녹스는 "아이를 둔 직원은 아침에 회사 내 데이케어센터에 아이를 맡겨놓고 일을 하다가 점심 때 아이와 같이 구내식당에서 식사한다"고 말했다.

데이케어센터는 한 달에 300달러. 다른 기관에 맡기면 그 3배가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교사 대 학생 비율은 1대8. 각 반에 25명의 학생이 몬테소리 프로그램에 따라 교육받는다.

이처럼 훌륭한 시설들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SAS 직원이 되는 게 소원이다.

심지어는 아이들 때문에 SAS를 떠나지 못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다이안은 이 같은 시스템을 글락소에서 벤치마킹하러 오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챔버스 부사장은 "직원 복지에 거액을 투자하지만 우수 인재를 뺏꼈을 때 들어가는 돈에 비하면 적은 액수"라며 우수 인재 유출을 막는 비결이 바로 세계적 수준의 복지후생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펀경영`이란 말이 있다.

일 할 맛나게 만들어 즐겁게 일하게 하자는 얘기다.

펀경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행복경영을 하고 있는 회사가 바로 SAS다.

경쟁사에 비해 결코 많지 않은 임금을 주면서도 가족친화적 경영으로 직원들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이야말로 이 회사가 핵심인재 유출 억제라는 IT업계의 고민을 누구보다 잘 해결하고 있는 노하우인 셈이다.



[기획취재팀 = 장광익 기자(런던ㆍ파리) / 김주영 기자(뉴욕ㆍ릴리) / 정욱 기자(도쿄ㆍ나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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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 Soohy 2007. 2. 20. 1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