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정말로 잘 모르는 카메라 메이커 후지.
가끔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후지필름에서 DSLR도 나오냐고 묻는다.
나온다... 나오긴하는데 많이 안나와서 그렇지..ㄱ-;

예전 내가 처음으로 DSLR을 사용할때 바디가 니콘의 D50 모델이였다.
D50은 내게 사진의 즐거움을 알려준 카메라였다.
아마 대학 교양과목에서 취미생활을 뭐든 하나를 정해서 한 학기동안 이를 체험하고 발표하는 것이 있었는데
기왕 취미로 할꺼면, 오랫동안 그리고 뭔가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걸 찾다보니
카메라를 쥐게 되었었다.

물론, 가난한 대학생이였던 나에겐 카메라는 엄청난 출혈을 가져오게했던 불량스러운(?) 물건이였지만
'시간을 잡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이 가치가 있었다.

약간 주제에서 벗어난 듯 싶다.
D50을 쓰던 시절 내 눈에 들어왔던 카메라 사진들.
그리고 감성을 느끼게 해줬던 모델이 지금 내가 사용하고있는 S3Pro 모델이다.

대학교 3학년이던 2006년 100만원 이상을 호가하던 S3Pro(이하 3%)는 나에겐 꿈 같은 모델이였기에
'언젠가 꼭 써봐야지' 라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타사 모델들의 강력한 라인업과 후지의 S5Pro라는 새로운 기종(지금은 좀 지났지만..)으로 인해
중고가격이 50~60만원대까지 추락하였다.
그래서 3년전에 묻어뒀던 마음을 다시 열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전투바디를 구입하게 되었다.

처음 이녀석을 데리고 기존에 사용하던 캐논 20D와 비교를 하고났을땐 절망에 휩쌓였었다.
'대체 이 알수없는 색감은 뭐지..'
니콘을 쓸때는 한 없이 아름다워보였던 3%가 캐논을 쓰고나니 다른 세계의 색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한 동안 엄청나게 고민을 했다.
그냥 20D를 써야하는건가... 아님 그래도 3%를?

이런저런 사유로 20D를 방출하고 한 번 부딪혀보기로했다.
이 녀석과 말이다.

FinePix S3Pro | 1/250sec | F/3.5 | ISO-100

올림픽 공원


3%의 색감은 설정되는 모드에 따라서 정말 다른 색감을 보여준다.
인물 같은 경우에는 캐논이 뽀샤시하게 나왔다고하면, 후지는 투명하게 나온다.

FinePix S3Pro | 1/60sec | F/16.0 | ISO-400

막샷에 잡힌 나도 모르는 처자


찍고 찍고 또 찍다보니 이제는 조금씩 적응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색감에 대해서 적응하는것도 중요하겠지만,
정말 이 카메라가 소중하게 생각이 드려면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계기가 우연찮게 나에게 찾아왔다.

FinePix S3Pro | 1/60sec | F/4.8 | ISO-100

바로 이 사진이다.
이 사진은 실루엣을 찍으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급하게 가다가 문득 아름다워서 찍으려했지만 노출에서 실패한 사진이였다.
다시 찍을 겨를이 없어서 그냥 그 자리를 떠났고 집에 왔더니 사진이 저런 상태로 저장이되어 있었다.

그리고, 포토샵과 라이트룸을 이용해서 저 사진을 건드려봤는데..
건드려 봤는데!!!!

세상에나... 감동이였다. 사진은 버려지지 않았다.
다만 보여지지 않았을 뿐.

FinePix S3Pro | 1/60sec | F/4.8 | ISO-100

포토샵 보정


라이트룸 보정


사진은 죽지않고, 내가 찍으려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일반 카메라로는 검게 처리되었을 사진이, 사실은 검은 것 뿐만이 아닌 모든 정보를 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RAW를 쓰면 어느정도는 이렇게 할 수 있다고 들었지만
3%는 JPEG 상태로 저렇게 만들어버리는게 가능했다.

난 정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버린 사진이 살아나다니.....

후지의 센서는 기적스럽기까지하다.
나에게 카메라의 인지도는 이 일이 있기 전까지는
니콘 > 캐논 > 팬탁스 > ...  이랬으나
지금은 당당히 후지 > 니콘 > 캐논 > ... 이런 순으로 바뀌었다.

물론 3%보다 더 좋고, 버린 사진을 살릴 수 있는 카메라는 많고, 앞으로 더 많아질것이다.
하지만.. 5년전에 출시된 카메라가 이렇게까지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싶다.

느려터진 기계적 성능과, 구라 LCD 등등 단점도 많지만
사진을 잘 찍기보다는 찍는 것을 즐기는 나에게 이렇게 훌륭한 바디가 있을까싶다.

앞으로도 잔고장없이 오래오래 함께했으면 좋겠다.

FinePix S3Pro | 1/350sec | F/16.0 | ISO-100

by Sungjo Park Joe & Soohy 2009.05.09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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